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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청와대 정혜승 디지털소통센터장은 12일 오전 해당 청원에 대해 "항소가 진행중인 사항을 청와대가 언급하는 것은 삼권분립 원칙에 맞지 않다. 앞으로 청원을 할 때 이 부분은 감안해달라. 양해를 부탁한다"고 답변했다. 웹하드 카르텔, 난민법 폐지, 조두순 출소반대 청와대 청원에는 민갑룡 경찰청장, 박상기 법무장관, 조국 민정수석이 답변한 것과 달리, 33만 명이 넘는 청원임에도 정 센터장은 짧막하게 답했다.
지난 7일 인터넷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남편이 곰탕집에서 성추행을 해 억울하게 6개월 실형을 받았다고 호소하는 글과 함께 CCTV 증거 영상이 올라왔다.
이를 두고 오손 법률사무소의 오명근 변호사는 "해당 국민청원은 재판에 개입 해달라는 이야기가 아닌, 현 성범죄 처벌 체제가 오로지 여성·피해자 중심의 엄벌주의로 인한 사법남용과 억울한 피해에 대해 행정적 정책·대책을 마련해달라, 검토해달라는 요청"이라 설명하며 "이를 재판 개입 해달라는 취지로 전제하고 답한 것은 형식적이고 의도적인 동문서답이자 청원자들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말했다.
오 변호사는 "사건에 개입할 수 없음은 당연하다. 그러나 곰탕집 성추행 실형과 정반대되는 사건이 발생할 시 청와대, 정부여당, 여성가족부와 같은 책임있는 기관은 사법제도 검토가 아닌, 사건 자체에 직접적으로 개입을 하며 형량 강화, 제도적 강구 등 사법·행정적 제도나 대책 발언들을 해왔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지난달 3일 업무상 위력 간음추행죄를 징역 15년으로 상향하고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죄를 주장하며 형법개정안을 냈다. 지난 8월 22일 이낙연 국무총리도 스토킹·데이트 폭력 처벌을 강화하는 종합대책을 확정짓기도 하는 등 정부와 입법부는 여성관련 성범죄 보호 및 법개정 등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오 변호사는 양예원 사건을 언급하며 "이미 진행 중이던 사건에 대해 여성가족부나 여성단체는 재판부 비판을 서슴치 않았고, 사건 발생시 여성 보호, 재판 문제를 적시하며 정책적 보호와 직접적 발언을 펴왔다"며 "그렇다면 성범죄가 여성 편향적, 여성 진술 만으로 처벌되는 사법권 남용과 공정한 사법 행정이 이뤄지는지 남용 발생 가능성을 방지하는 공정한 사법제도를 검토하겠다는 것이 (청와대 국민청원의) 정석적인 답변"이라 설명했다.
이어 "현 청와대의 답변은 뜬금없고 비정상적인, 어이없는 답변이다. (곰탕집 성추행 실형) 청원 답변도 다른 유사한 사건들이 청원되지 않았을 뿐, 여성관련 성범죄 사건에 대해 여가부, 청와대, 여야 반응을 보면 너무나 비교된다. 답변 자체가 여성 측에 편향된 경향이 있고 정부 스스로 무관심하다는 것을 나타내주는 상징적인 답변"이라 비판했다.
더불어 "이러한 문제가 누적되면 역풍이 불 것임에도 사법부의 곰탕집 성추행 실형 판결과 청와대 답변처럼 '여성 보호를 위해 어쩔 수 없다. 감수해라. 우리는 관심없다'라는 명확한 메세지"라 강한 어조로 말하기도 했다.